Saturday, October 31, 2015

인성교육의 중요성

어제 대학원생 면접이 있었습니다. 나교수님과 점심식사를 하다가 왕희지가 "비인부전(非人不傳)" "비기자부전(非器者 不傳)"이라는 말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이 말의 뜻을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지만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특히, 비인부전은 인성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말인데 앞으로 교육공학 분야에서도 인성교육에 대한 관심을 더 가지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홍서연 선생님과 같이 준비하고 있는 인성교육을 위한 테크놀로지 활용방안 연구가 더 기대됩니다.

이문열의 금시조라는 소설에서 비인부전이라는 말이 사용되었습니다. 아래의 글은 금시조의 일부로서 스승인 석담과 제자인 고죽의 대화 내용입니다.

“선생님 서화는 예(藝)입니까, 법(法)입니까, 도(道)입니까?”
“도(道)다.”
“그럼 서예(書藝)라든가 서법(書法)이란 말은 왜 있습니까?”
“예는 도의 향이며, 법은 도의 옷이다. 도가 없으면 예도 법도 없다.”
“예가 지극하면 도에 이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예는 도의 향이 아니라 도에 이르는 문이 아니겠습니까?”
“장인(匠人)들이 하는 소리다. 무엇이든 항상 도 안에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글씨며 그림을 배우는 일도 먼저 몸과 마음을 닦는 일이겠군요?”
“그렇다. 그래서 왕우군(王右軍)은 비인부전(非人不傳)이란 말을 했다. 너도 이제 그 뜻을 알겠느냐?”
이미 육순에 접어들어 늙음의 기색이 완연한 석담 선생은 거기서 문득 밝은 얼굴이 되어 일생을 불안하게 여겨 오던 제자의 얼굴을 살폈다. 그러나 고죽은 끝내 그의 기대를 채워 주지 않았다.
“먼저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면 이제 예닐곱 살 난 학동들에게 붓을 쥐여 자획을 그리게 하는 것은 어찌된 일입니까? 만약 글씨에 도가 앞선다면 죽기 전에 붓을 잡을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되겠습니까?”
“기예를 닦으면서 도가 아우르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평생 기예에 머물러 있으면 예능이 되고, 도로 한발짝 나가게 되면 예술이 되고, 혼연히 합일되면 예도가 된다.”
“그것은 예가 먼저고 도가 뒤라는 뜻입니다. 그런데도 도를 앞세워 예기(藝氣)를 억압하는 것은 수레를 소 앞에다 묶는 격이 아니겠습니까?”
그것은 석담 문하에 든 직후부터 반생에 이르는 고죽의 항변이기도 했다. 그에 대한 석담 선생의 반응도 날카로웠다. 그를 받아들일 때부터의 불안이 결국 적중하고 만 것 같은 느낌 때문이었으리라.
“이놈, 네 부족한 서권기(書卷氣)와 문자향(文字香)을 애써 채우려 들지는 않고 도리어 요망스러운 말로 얼버무리려 하느냐? 학문은 도에 이르는 길이다. 그런데 너는 경서(經書)에도 뜻이 없었고, 사장(詞章)도 즐거워하지 않았다. 오직 붓끝과 손목만 연마하여 선인들의 오묘한 경지를 자못 여실하게 시늉하고 있으니 어찌 천예(賤藝)와 다름이 있겠는가? 그래 놓고도 이제 와서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앞사람의 드높은 정신의 경지를 평하려들다니 뻔뻔스러운 놈.”  

3 comments:

  1. 교육공학은 예입니까, 법입니까, 도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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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무 어려운 질문인가?? ㅎㅎ
      교수법이라는 말이 있으니 법인 것 같은데 도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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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정말 어려운 문제 같습니다. 교수님 말씀대로 교수법이란 말만 보면 법인 것 같으나 법이 전부가 아닌 것도 같아요. 교육공학이라는 학문을 공부하는 이유가 무엇이고 왜 이 분야가 중요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먼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저만의 철학을 세워보고 싶습니다. 빨리 내공이 쌓여서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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