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pril 2, 2015

3차원 가상세계의 교육적 활용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우리가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이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 과거에는 일정한 장소와 시간에 교수자와 학습자가 만나야 교육이 이루어졌지만, 지금은 인터넷과 스마트기기들을 이용하여 언제, 어디서든지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뛰어넘어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학교 안과 밖의 경계를 허물고 학습이 끊임없이(seamless) 이루어지도록 하는 데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이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테크놀로지를 활용하여 유의미한 교수학습활동을 증진시키고 새로운 학습환경을 설계하는 것을 목적으로 TELD(Technology-Enhanced Learning Design, http://www.goedutech.com)라는 연구실을 2013년에 서울대에 부임하면서 만들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실제적인(authentic) 문제해결과 협력적 지식생성이라는 두 주제를 중심으로 첨단 테크놀로지의 교육적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TELD 연구실에서 수행 중인 연구 중에 3차원 가상세계에서의 역할놀이에 관한 논문이 최근 3편이 출판되었다. 3차원 가상세계에서 학습자는 자신의 아바타를 움직여서 실제적인 맥락 속에서 체험을 하고 원거리에 있는 다른 학습자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지난 2009년에 개봉되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SF 영화 아바타를 생각하면 3차원 가상세계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3차원 가상세계에 대한 기술이 영화에서처럼 발달하지는 못했지만, 가상세계는 학습자가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맥락을 크게 확장시켜 주고 있다.




3차원 가상세계에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싱가포르 국립교육원(NIE)에서 근무할 때 Kenneth Y. T. Lim 박사와 가상세계 관련 연구에 참여하면서 부터이다. 중학교 지리수업에서 학생들은 3차원 가상세계에 있는 산과 강을 체험하고 그에 기반하여 지리학의 개념을 학습하였다. 우리나라와 달리 싱가포르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산과 강이 없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직접 등산을 해보거나 강을 따라서 걸어본 경험이 없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가상세계는 지식을 실제적인 맥락 속에서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지리학의 개념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림 1. 3차원 가상세계에서의 역할놀이 장면

3차원 가상세계는 학습공간과 맥락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어포던스(affordance)를 가진다. TELD 연구실에서는 가상세계의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여 예비교사의 실제적인 문제해결을 돕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역할놀이를 통해서 예비교사는 3차원 가상세계의 실제적인 맥락 속에서 아바타를 이용하여 교사와 학생의 역할을 수행하였다(그림 1 참조). 가상세계 역할놀이의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는 예비교사가 실제적인 맥락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생의 관점에서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학교폭력이라는 문제를 중심으로 가상세계에서 아바타를 이용하여 역할놀이를 수행했을 때 많은 예비교사들이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입장을 더욱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림 2. 가상세계 역할놀이 모형 (조영환, 김윤강, 황매향, 2014)

현재 TELD 연구실에서는 크게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가상세계 역할놀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첫째, 실제적인 문제해결과 체화된 학습을 돕기 위해서 가상세계 역할놀이 모형을 개발하고자 한다(그림 2 참조). 디자인기반 연구(design-based research)방법에 기반하여 가상세계 역할놀이 모형을 개발하고 실제 교수학습활동에 적용한 다음 모형이 가지는 제한점을 발견하여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가상세계 역할놀이의 제한점을 찾는 과정에서Engeström 이 제안한 활동체제(activity system)를 분석의 틀로 활용하고 있다. , 활동체제를 이루는 요소들(주체, 도구, 객체, 규칙, 공동체, 분업) 내에서 혹은 요소들 간에 상충하는 부분들을 감소시키고 조화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모형을 개선하고 있다.   

둘째, 가상세계 역할놀이에서 학습자 간 상호작용의 유형과 학습자들이 느끼는 물리적, 사회적 실재감(presence)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가상세계 역할놀이를 수행하면서 어떤 학습자는 다른 학습자보다 3차원 가상세계에 더 몰입하여 실재감을 느낀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실재감은 학습자가 스스로 가상세계에 있다고 느끼고 원거리에 있는 다른 학습자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정도를 의미하는데 실재감이 높을 수록 학습에 대한 흥미와 성취도가 향상된다(Cho, Lim, & Paik, 2015). 이러한 실재감은 가상세계와 현실 간의 유사성뿐만 아니라 학습자의 연령, 사전경험, 인식론적 신념 등의 영향을 받는다. 특히, 가상세계에서 아바타의 신체적 움직임이 실재감과 높은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그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 3차원 가상세계에서 체화된 학습을 보다 효과적으로 설계하기 위해서 실재감의 본질과 역할에 대한 연구가 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최근 3차원 가상세계와 함께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 등에 대한 관심이 교육계 안팎에서 매우 높다. 얼마 전에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에서도 증강현실을 통해서 가상과 실제세계가 끊임없이 만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미래에는 가상세계와 현실 간의 구분이 점점 더 희미해지고 두 세계를 넘나들면서 유의미한 학습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세계에서의 경험이 교실에서의 학습과 끊임없이 연결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교육적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

** TELD 연구실에서 수행한 가상세계 역할놀이 연구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논문의 초록을 참조하세요.

1. 조영환, 김윤강, 황매향(2014). 3차원 가상세계 역할놀이를 통한 초등학교 예비교사의 문제해결력 증진 방안에 관한 사례연구. 교육공학연구, 30(1), 45-75.

예비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실제적인 교실맥락에서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이 연구에서는 3차원의 가상세계에서 초등학교 예비교사들이 역할놀이를 통해서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교사에게 필요한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학습활동을 설계하였다. 이 연구의 목적은 가상세계 역할놀이가 초등학교 예비교사 교육에서 가지는 긍정적 측면과 제한점을 조사하는 것이다. 가상세계 역할놀이 활동은 저성취 학생을 위한 교수역량 강화에 초점을 두고 실시되었고, 28명의 초등학교 예비교사들이 3주간 참여하였다. 가상세계 역할놀이 활동은 크게 (1) 실제적인 문제 제시, (2) 가상세계 역할놀이를 통한 학습이슈 발견, (3) 자기주도학습, (4) 협력적 해결안 도출, (5) 가상세계 역할놀이를 통한 해결책 적용, (6) 성찰과 종합이라는 6개의 단계로 구성되었다. 가상세계 역할놀이 전후에 저성취 학생에 대한 교육적 지식과 관련된 검사와 교사의 자기효능감을 측정하였다. 또한 학습활동에 대한 예비교사들의 인식을 면담과 설문조사를 통해서 수집하였고, 질적 자료를 활동체제 모형에서 요소들 간의 조화와 상충관계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상세계 역할놀이 활동을 통하여 예비교사의 저성취 학생에 대한 교육적 지식이 향상되었으며, 맞춤형 수업에 대한 자기효능감이 높아졌다. 그리고 가상세계 역할놀이의 활동체제 요소들 간의 조화관계와 관련하여 6개의 범주와 13개의 하위범주가 도출되었고, 상충관계와 관련해서는 5개의 범주와 9개의 하위범주가 도출되었다. 이러한 연구결과에 기반하여 교사의 전문역량 계발을 위해서 가상세계 역할놀이가 어떻게 수정 보완되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2. 조영환, 홍서연, 이정은(2014). 예비교사를 위한 3차원 가상세계 역할놀이에서 학습자간 상호작용에 관한 탐색적 연구. 교육정보미디어연구, 20(1), 27-50.

3차원 가상세계는 실제와 매우 유사한 환경을 제공하며, 사용자가 아바타를 이용하여 가상세계 속의 다른 아바타 혹은 사물과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서 교사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가상세계를 역할놀이(role play)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가상세계 역할놀이에서 예비교사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관한 연구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가상세계 역할놀이에서 예비교사들의 상호작용 패턴을 탐색적으로 분석하고, 예비교사의 학업성취 및 학습참여에 대한 인식과 상호작용 간의 관련성을 조사하였다. 싱가포르 예비교사 50명이 연구에 참여하였으며, 3차원의 가상교실에서 예비교사들은 교사와 초등학생의 역할을 번갈아 가면서 역할놀이를 수행하였다. 가상세계 역할놀이에서 수집된 문자 기반의 대화내용을 총 1,959개의 의미단위로 분절한 다음, 인지적, 사회적, 운영적 메시지의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그 결과 가상세계 역할놀이에서 교사와 학생 역할에 따라 상호작용 패턴이 상이하였으며, 예비교사들의 상호작용 메시지가 다른 조원들의 상호작용 메시지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가졌다. 또한, 몇몇 상호작용 메시지는 예비교사의 학습참여 및 학업성취에 대한 인식과 유의미한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가상세계 역할놀이에서 상호작용 유형에 대해 논의하였으며, 교수설계 측면에서 가지는 시사점과 추후 연구를 제안하였다.

3. Cho, Y. H., Lim, S. Y., & Paik, S. (2015). Physical and social presence in 3D virtual role-play for pre-service teachers. Internet and Higher Education, 25, 70-77.

Numerous studies have explored the affordances of 3D virtual worlds. Although previous studies indicated that virtual worlds would be helpful for experiential and collaborative learning through enhancing physical and social presence, few studies have investigated what determines physical and social presence and what are their roles in learning and teaching in virtual worlds. The current study investigates the influences of individual differences such as age, gender, and epistemological beliefs on physical and social presence. This study also investigates the influences of physical and social presence on situational interest and perceived achievement in virtual role-play. The role-play activity allowed pre-service teachers (n=151) to teach their peers in realistic classroom contexts within Second Life and to reflect on their language use as teachers. This study found that pre-service teachers' age and epistemological beliefs significantly influenced their physical and social presence in the virtual world. This finding implies that physical and social presence are influenced not only by the representational fidelity of virtual worlds but also by individual differences. In addition, physical and social presence positively influenced situational interest and perceived achievement. More attention should be paid to the roles of physical and social presence in teaching and learning in virtual worl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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