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졸업 소감을 쓰려니 시원함보다 먼저 낯선 허전함이 찾아옵니다.
박사 졸업만 생각하면서 달려온 시간이 분명 있었는데, 막상 그 문 앞에 서 보니 내가 어떻게 걸어왔는지, 달려왔는지 잠깐 돌아보게 됩니다. 이 박사과정을 마치기까지 가능하게 해준 사람들,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아마 저의 글이 두서없이 쓰여질 것으로 예상되오니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 소감을 쓰는 지금 이 순간 돌이켜보니 먼저 TELD에서의 박사과정은 연구역량만을 기르는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연구라는 게 나에게 무엇인지, 연구 과정에서 문제 앞에서 막혔을 때 어떻게 다시 질문해야 하는지, 어떻게 구조화하여 전체를 조망할 수 있을지 등 혼자 붙잡고 있던 생각을 어떻게 안에서 더 괜찮은, 설득력있는 연구로 바꾸어 가는지를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교수님께서 던져주신 질문과 피드백은 지금 생각해보면 결코 AI도 출력해낼 수 없는, 그리고 깊은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러한 것들을 박사과정에서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저는 그저 그런 연구자이자 아주 색깔이나 방향이 없는 사람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생각에 끝에는 “그래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지”, “나는 뭘 잘하고 싶은 거지?”와 같은 질문에 이르게 되고, 이러한 고민이 내가 어떤 연구자이고 싶은지 어떤 영역에 전문성을 가지고 싶은지 나의 정체성을 생각하게 되고 계속 연구를 하게 되는 엔진으로 작동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가 일을 하고 있을 때, 문득 예전에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들과 질문, 생각의 방식을 저도 모르게 따라하고 있음을 발견할 때가 간혹 있는데, 연구할 때나 과제를 진행할 때 교수님의 생각이 효과적이고 가장 타당한 생각이었구나라고 느낍니다. 저희 TELD 선생님들께서 어떻게 보면 일상적일 수 있는 교수님과의 미팅과 회의가 엄청난 교수님의 크나큰 멘탈모델을 접할 수 있는 고귀한 기회라는 것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연구실에 있을 때는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밖으로 나와 보니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제가 이 글을 쓰면서 박사과정 면접 때, 교수님께서 저에게 하셨던 질문이 기억이 납니다. 면접 말미에,
"졸업 후에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라고 질문해주셨고, 지금에서야 고백하지만 제 영혼의 30%를 담아 "학계에 남아 조그마한 기여를 하고 싶다" 라고 답변 드렸습니다. 사실 학문의 세계를 잘 알지 못하였기에 제 답변은 면접을 위한 답변이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졸업을 앞두고 교수님께서 해주신 면접 질문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이번에도 동일하게 물으신다면 이제는 100%로 "연구자로서 학계에 정말 정말 자그마한 기여라도 하고 싶고, 그런 기회가 계속 저에게 있으면 좋겠다" 라고 답변드릴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이제 막 새로운 저의 인생의 새로운 챕터가 시작될텐데, 두렵기도 하지만 계속 나아가보려고 합니다. 저는 이만 글을 쓰고, 저와 함께 서울대에서 시간을 보냈던 모든 분들께 죄송한 마음, 그리고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모두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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