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y 25, 2020

교사를 위한 온라인 교육 원리 4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교사를 위한 온라인 교육의 네번째 원리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해요. 

온라인 교육을 위해 다른 교사와 협업 하세요.

  • 변화에 적응할 새도 없이 갑자기 닥쳐온 온라인·비대면 교육은 교사와 강사들에게 많은 부담감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계기로 장비도 구매하고 인강 비중을 늘리려고 하니까 솔직히 갑갑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민을 토로하였습니다.[1]
  • 한 학교에서는 교장, 교감이 정보부장에게 온라인 수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와 어떤 장비가 필요한지 알아오라고 했다고 합니다. 정보부장은 학교 교사의 보직일 뿐, 이 교사는 기술자가 아닌데요, 이 지시를 받은 선생님은 맨땅에 해딩하는 기분이라며,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모르겠다며 고충을 토로하였습니다.[2]

익숙해져있던 면대면 교실 수업 환경에서 갑자기 온라인으로 수업을 운영하려다보니, 많은 선생님들께서 어려움을 겪으셨을텐데요. 오토 피터스(Otto Peters)가 제안한 교수의 산업화 이론(theory of industrialization of teaching)을 살펴보면 온라인 교육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수의 산업화 이론에서는 원격교육을 산업화의 특성이 반영된 교육의 형태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산업화의 특성 중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노동의 분업" 입니다. 기존의 면대면 수업에서 교사는 수업의 설계, 교수-학습 자료의 개발, 운영, 평가 등 여러 역할을 도맡아서 수행하였지요. 반면에 온라인 교육에서는 노동의 분업 원칙에 따라 교수자, 운영자, 기술지원 담당 등 역할의 분화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온라인 교육의 주체별 역할을 살펴볼까요?

 운영주체 역할 
교수자 - 한 강좌만 운영될 때 그 강좌를 담당하는 강사
- 학습내용의 선정과 조직, 강의 진행, 학습안내와 지도, 학습촉진   
 튜터- 동일한 강좌가 여러 개 운영될 때 한 강좌를 담당하는 강사
- 한 강좌의 수강 인원이 많을 경우 담당 교수자를 지원하면서 강의 운영
- 보조 교수자로서 자율권을 가지고 학습 지원 및 촉진 
 운영자- 강좌 전체 운영 담당자(교수자와 학습자 지원)
- 수강 신청, 학사 업무, 강좌 운영, 수업 관련 지원   
 기술지원 담당자- 강좌의 기술적 지원 담당자
- 온라인 학습 시스템 관련 기술적 문제 해결  
원격교육과정 운영 활동의 주체와 역할[3]

이와 같은 각 분야 전문가 간 분업은 효과적이고 질 높은 온라인 교육을 운영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온라인 교육의 분업이 학교 현장에서 바로 실행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온라인 교육이라는 새로운 교육 환경의 변화는 기존 시스템과의 갈등을 일으키기 마련이죠. 활동이론(Activity Theory)에 따르면 시스템 간의 상충 관계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원동력으로 작동하기 때문이 회피의 대상이 아니라 분석의 대상이 되어야한다고 하는데요.[4]  이번 상황에 비추어 본다면, 온라인 교육은 전통적인 교사의 역할이나 학급 운영의 원칙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볼 수 있죠. 우리는 이러한 상충관계를 감소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그 결과로서 교수-학습 체제가 변화할 수 있답니다![5]

상충관계를 감소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아래 활동체제 모형에 따라 온라인 수업을 활동체제로 간주하고, 이를 구성하는 ‘공동체’와 ‘분업’ 요소에 초점을 맞추어 갈등과 모순을 해소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그림1] Engeström(2001)의 활동체제 모형


첫째,
교내 교사들의 협력을 위한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학교 현장은 다양한 공동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온라인 교육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교내 교사들과 온라인 교육을 위한 협력 커뮤니티를 구성하여 온라인 교육 설계, 운영을 위한 역할을 분담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예를 들어, 온라인 수업에서 교수자와 조교로 역할을 분담해 볼 수도 있겠고요, 커뮤니티 플랫폼을 활용하여 다양한 자료를 공유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둘째, 테크놀로지 기반 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것입니다. 
온라인 개학 초기, 많은 선생님들께서 면대면 교육과는 다른 온라인 교육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였는데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온라인 교육의 학교 현장 안착을 고려한다면, 교내 테크놀로지 기반 교육 전문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건교사, 사서교사처럼 초∙중∙고등학교에도 대학 CTL(Center for Teaching and Learning)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있다면, 교수-학습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지 않을까요? 현재로서는 현장에 투입할 전문 인력과 예산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 권역별 전담인력을 두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뉴노멀 시대 온라인 교육을 대비하기 위한 테크놀로지 기반 교육 전문 인력 양성 및 학교 별 배치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는 온라인 교육 관련 공동체의 분업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Best Practice 1-1]
  • 광주 북구 서강고등학교에서는 온라인 수업 기간 동안 매일 5시간씩 모든 과목을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했습니다. 국어, 영어, 수학 등 공통과목은 한 학년 전체 약 300명이 한 수업을 동시에 들었는데요, 과목당 2~3명의 과목 담당 교사가 배치되었습니다. 한 교사는 수업을 진행하고, 다른 교사는 이 장면을 촬영합니다. 또 다른 교사는 채팅창을 보며 200~300명의 제자가 재잘재잘 올리는 질문에 하나하나 답을 해주는 형식으로 역할을 분담하여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6]
[Best Practice 1-2]
  • 말레이시아 SMK Tun Fatimah Hashim 학교의 Jessica 선생님과 Nur 선생님은 협력하여 구글클래스룸에서 영어수업을 코티칭하고 있습니다. Nur선생님은 동료교사와 함께 수업자료도 만들고 학생 평가를 함으로 보다 효과적인 수업 운영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교과목 지식과 교수경험이 풍부한 시니어교사와 테크놀로지 활용에 뛰어난 주니어교사를 팀으로 만들면 더 효과적인 팀이 된다고 합니다. Jessica 선생님과 Nur 선생님의 공동 온라인 수업 실행전에 10명의 학생들과 함께 비디오 컨퍼런스를 진행하며 학생들의 온라인수업 참여에 대한 준비도 등을 사전 확인하며 공동 온라인 수업을 준비했다고 합니다.[7] 
[Best Practice 2-1]
  • 인디애나폴리스공립학교(Indianapolis Public School, IPS)는 미국 인디애나 주에서 가장 큰 학군(school district)으로서 현재 약 70개의 학교가 운영되고 있는 지역입니다. 이 학교들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학생들에게 양질의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기 인디애나폴리스에 본사를 둔 벨 테크로직스(Bell Techlogix)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이 확정된 상황에서 학교들과 협업하여 일주일도 안되어 온라인 교육 플랫폼과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였으며, 이후 지속적으로 학부모, 교사, 학생들의 문의사항과 실시간 기술지원을 위해 IPS 서비스 데스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부모와 학생이 가정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기술적 문제를 지원하기 위해 여러 언어로 문의 응대를 해주는 고객서비스(customer service)도 추가로 지원하고 있습니다.[8] 
[Best Practice 2-2]
  •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워쇼걸(Washougal)시 학교들의 온라인개학에 숨은 공신은 바로 워쇼걸지역의 '기술지원전문가 팀'이라고 합니다. Washougal School District (워쇼걸학구)의 기술부(District's information technology department)는 지역 학교에 온라인학습에 필요한 스마트 기기를 조기에 배포하고, 교사와 학생들이 온라인 학습에 필요한 어플리케이션 및 프로그램에 대한 교육을 지원하는 원격교육플랫폼을 구축하였습니다. 특히, 원활한 온라인수업 운영을 위해서는 교사들의 테크놀로지 역량이 필수인 바, 구글클래스룸∙줌 등을 활용하는 온라인수업 운영방안, 효과적인 온라인 교수법(학습자에게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안, 학습자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온라인 학습자료 개발 등), 학부모와의 커뮤니케이션 방안 등에 대해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기술적 어려움을 면대면과 원격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9]

효율적인 협력을 위해 최적의 분업체제를 마련하고 역할과 임무를 명확하게 한다면[10], 온라인 교육이라는 활동체제의 변화와 발전을 이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작성자: 금선영, 허선영, 김진희, 한예진, 김명신, 이수원, 조영환

[참고문헌]

  1. 조현기(2020, May 6). "쌤도 변해야죠"…교육계 불어닥친 비대면 교수법 열풍. 뉴스1. https://www.news1.kr/articles/?3922424
  2. 정보부장님들 어떠세요? (2020, April, 1). retrieved May 21, 2020, from Indischool: https://www.indischool.com/commFreeTalk/33810165
  3. 임철일 (2003). 원격교육과 사이버교육 활용의 이해. 서울: 교육과학사.
  4. Engeström, Y. (2001). Expansive learning at work: Toward an activity theoretical reconceptualization. Journal of Education and Work, 14(1), 133-156.
  5. 조영환, 김윤강, 황매향 (2014). 3차원 가상세계 역할놀이를 통한 초등학교 예비교사의 문제해결력 증진 방안에 관한 사례연구. 교육공학연구, 30(1), 45-75.
  6. 박철홍(2020, April, 1). “잘 보이나요?" 온라인 개학 일주일 앞으로…시범수업 현장.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200401114600054
  7. Murniati Karim. (2020.4.14). English teachers co-teach online to ensure efficient e-learning. https://www.nst.com.my/education/2020/04/584270/english-teachers-co-teach-online-ensure-efficient-e-learning
  8. PRNewswire. (2020. 5.19). Bell Techlogix Helps Indianapolis Public Schools (IPS) Support Parents and Students with E-Learning. https://martechseries.com/sales-marketing/b2b-commerce/customer-service/bell-techlogix-helps-indianapolis-public-schools-ips-support-parents-students-e-learning/
  9. Doug Flanagan(2020.4.20). Our Essential Workers: Washougal School District’s technical support specialist ‘hit the ground running'. https://www.camaspostrecord.com/news/2020/apr/24/our-essential-workers-washougal-school-districts-technical-support-specialist-hit-the-ground-running/
  10. 박양주, 우영희, 성지훈, 정영숙 (2014). 원격대학 수업컨설팅에서 수업체제분석 도구로서의 활동 체제 모형에 대한 이론적 탐색. 한국교육공학회, 30(3), 361-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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