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y 25, 2020

교사를 위한 온라인 교육 원리 3

안녕하세요.
이번엔 교사를 위한 온라인 교육의 세번째 원리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해요.




"학생들과 가까운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세요."


  • 학생들은 직접 만나보지 못한 선생님들에 대해 평소보다 훨씬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한 중학생은 ‘그동안에는 새 학기에 선생님의 말투나 행동을 보며 어떤 성격인지 파악했지만 지금은 그러지 못해 메시지 하나를 보낼 때도 여러 번 고민을 한다’고 말합니다. 다른 학생 역시 ‘얼굴을 보고 이야기할 때와 달리 속마음을 시원히 털어놓지 못해서 선생님께서 언제든지 편히 연락하라고 해도 상담을 망설이게 된다’고 합니다.[1]
  • 고3 수험생을 자녀로 둔 한 학부모는 온라인 개학을 한다는 말에 처음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온라인 개학 첫날, 딸이 온라인 강의를 틀어놓은 채 책상에서 조는 모습을 보고 자청하여 학생의 학습 도우미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수업 대부분이 교사의 일방적 강의로 진행되는 EBS 영상이었기 때문에, 학생의 집중력은 매번 20분을 넘기지 못했다고 하네요.[2]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학생들과 교사가 심리적으로 가깝지 않기 때문인데요. 온라인 교육에서 학습자와 교수자가 의사소통을 하면서 느끼는 간격(거리), 즉 의사소통상의 간격과 심리적 간격이 발생하는데 마이클 무어(Michael G. Moore)는 이를 ‘교류 간격’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3] 온라인 수업에서 교사가 학생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하게 되면 교류 간격은 좁아지고, 온라인 수업에서 교사가 학생에게 구조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게 되면 교류 간격은 넓어지게 됩니다. 


대화 활동 중심의 온라인 수업을 선호하는지 혹은 구조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수업을 선호하는지에 대해서는 문화와 학습 맥락에 따라서 차이가 존재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다소 수직적이고 불확실성을 회피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학습이 구조 중심으로 발달해 왔습니다. 또한 한국의 성인학습자는 대화 중심의 온라인 수업보다 구조화된 온라인 수업을 받는 것을 선호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는데요.[4] 그러나 학습효과 측면에서는 이러한 교류간격을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Bernard 등(2009)의 연구에 따르면 학생과 교사 간의 상호작용이 학업성취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5] 





그렇다면 온라인 수업에서 학생과 교사 간의 심리적 거리를 줄이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첫째, 온라인 수업에서 대화가 많이 일어날 수 있도록 토론 활동을 계획하고 실시합니다.
온라인 수업에서 학생에게 구조화된 콘텐츠만 계속해서 제공하게 될 경우, 학생과 교사 간의 교류 간격이 넓어지게 되어 수업에 대한 학생의 참여나 흥미가 저조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교사나 다른 학생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토론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교사에게 질문하고, 다른 학생의 생각을 듣고, 자신의 의견을 말해보는 활동의 비중을 증가시킨다면, 학생들이 수업에 더 활발하게 참여하게 되고 학생이 가지는 교사에 대한 심리적 거리도 줄어들게 것 입니다. 

둘째, 교사가 학생들에게 실시간 혹은 비실시간으로 지속적인 안내와 피드백을 제공합니다.
온라인 수업은 면대면 수업처럼 교사와 학생이 물리적으로 한 장소 안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교사의 특별한 관심이나 지도가 없으면 학생들은 쉽게 소외되거나 고립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온라인 교육에서는 학생들이 선생님의 관심과 지도를 지속적으로 받는 것과 같이 느낄 수 있도록 ‘교수 실재감’을 형성해주어야 합니다. 교수 실재감이란 학생이 교사로부터 학습에 대한 안내를 잘 받고 있으며, 언제라도 교사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고 느끼는 정도를 말하는데요.[6] 교수 실재감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교사는 학생들에게 온라인 수업 1주일 전에 수업에 대한 사전 안내를 하고, 학생들이 제출하는 과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피드백 주어야 합니다. 

셋째, 교사가 학생과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적 요소를 활용합니다.
교사가 학생들과 상호작용할 때 다양한 사회적 요소를 활용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친밀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생들과 상호작용하는 온라인 계정에 교사의 사진이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아바타 이미지를 추가하면 학생들에게 교수실재감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학습자에게 피드백을 줄 때 교사가 손글씨나 이모티콘을 활용한다면 학습자가 교사에게 직접적인 지도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훨씬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 입니다.

    [Best Practice 1]

    2015년 서울시교육청과 민간 대안교육기관이 손을 잡고 문을 연 고교자유학년제 학교인 오디세이학교는 상호작용과 소통에 중점을 두는 만큼, 이번 온라인 개학에 따른 수업에서도 이러한 가치를 잘 살리고 있었습니다. 온라인에서 학생들은 소모임 토론을 통해 전체 학생들에게 발표를 하고, 그 과정에서 교사는 설명을 곁들이거나 발표내용에 대한 질문을 던져 생각을 촉진합니다. 또한 하루 수업을 마칠 때 화상회의 ‘하루닫기’로 일과를 마치고, 온라인에 그날 수업에 대한 느낌을 올리며 다른 친구들의 글에 댓글을 달아 소통을 합니다. 학생들은 이와 같은 수업 형태에 대해 ‘선생님과 친구들과 쉼없이 얘기하다보니 집중이 잘 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7]

    [Best Practice 2]

    미국 시카고 북서쪽에 위치한 베링턴고등학교 (Barrington High School)의 스페인어 교사인 Sheila Soss는 줌을 통해 수업을 실시 할 때, 학습주제에 대한 학생들의 브레인스토밍을 촉진하기 위해 학습주제와 관련된 문화활동과 함께 수업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특히, 줌에서 소회의실 기능을 활용한 토론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이 때, 교사는 각 그룹의 토론활동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학생들의 이해수준도 파악하며 학생들이 자주 실수하는 내용을 메모하여 전체 수업에서 함께 리뷰를 하는 학습활동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Sheila 선생님이 주는 팁 하나! 학생들의 토론내용을 간단하게 타이핑할 수도 있지만 아이패드 등을 활용하여 다양한 색과 그림 등을 활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합니다.[8]

    [Best Practice 3]

    초등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에는 피드백에 대한 서로의 사례를 공유하는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피드백을 어떻게 하고 계시냐는 글에 25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방법이 매우 다양했습니다.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에 아이패드를 통해 일일이 손글씨로 피드백을 남기는 선생님, 구글폼을 이용해 오늘 배운 중요한 내용을 적게 한 뒤 바로바로 응답을 확인하는 선생님, 카카오톡을 통해 1대1로 과제를 제출받고 피드백을 주는 선생님, 플랫폼에 올린 과제물에 대해 댓글로 피드백을 주는 선생님 등 각자의 방법으로 피드백과 안내를 해주시고 계셨습니다.[9]

    [Best Practice 4]
    고등학교에서도 피드백에 대한 교사들의 노력이 느껴지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 사례는 파주 세경고등학교의 사례인데요, 이 학교는에서는 ‘세경고등학교 교수학습센터’라는 온라인 카페를 운영합니다. 이 카페에서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올려주시는 자료를 다운받기도 하고, 자신의 과제를 업로드하는데요, 세경고 재학생은 선생님들께서 일일히 피드백을 해주셔서 학습에 대한 어려움이 없었다고 합니다.[10]


    위에서 제시한 가이드와 사례를 바탕으로 학생과 교사의 심리적 거리를 줄인다면, 직접적으로 만날 수 없는 온라인 상황 속에서도 학생-교사 간의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래의 영상은 코로나19라는 암울한 상황 속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힘과 에너지를 주기 위해 영상편지를 보낸 사례입니다. 이 영상을 보시고 여러분들의 마음도 훈훈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작성자: 한예진, 허선영, 김진희, 금선영, 김명신, 이수원, 조영환


    참고문헌
    1. 하지수. (2020. May 11). 원격 수업이 바꾼 교실... 새학기 갈등 사라졌지만 얕은 친밀감 ‘한계’. 조선일보.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3&aid=0003529960
    2. 전민희. (2020, April 13). "딸 집중력 20분 못가더라"···학부모 수업된 온라인 수업 현실. 중앙일보.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5&aid=0002992304
    3. Moore, M. G. (1993). Theory of transactional distance. In D. Keegan (Ed.), Theoretical principles of distance education (pp. 22–38). New York: Routledge.
    4. Lee, K., Choi, H., & Cho, Y. H. (2019). Becoming a competent self: A developmental process of adult distance learning. The Internet and Higher Education, 41, 25-33. (SSCI)
    5. Bernard, R. M., Abrami, P. C., Borokhovski, E., Wade, C. A., Tamim, R. M., Surkes, M. A., & Bethel, E. C. (2009). A meta-analysis of three types of interaction treatments in distance education. Review of Educational Research, 79(3), 1243-1289.
    6. Garrison, D. R., & Arbaugh, J. B. (2007). Researching the community of inquiry framework: Review, issues, and future directions. The Internet and higher education, 10(3), 157-172.
    7. 이현숙. (2020. May 14). “온라인 수업인데도 서로 연결된 느낌 들어 신기해요”. 한겨레신문.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8&aid=0002497214
    8. 미국 시카고 북서쪽에 위치한 베링턴고등학교 (Barrington High School)의 스페인어 교사인 Sheila Soss의 수업 사례: https://youtu.be/yJNf6nH9DXw
    9. 고학년 선생님들, 피드백은 어떻게 하고 계세요? (2020. 4. 18.) retrieved from https://www.indischool.com/commFreeTalk/34236079
    10. 스마트플립러닝연구회. (2020, April 8). [온라인 수업 우수사례] 세경고등학교 👉 과제중심 단방향부터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까지! 피드백과 1:1 학생 상담도 온라인에서! [Video]. Youtube. https://youtu.be/AtcczK8GZSo


    2 comments:

    1. 안녕하세요! 이현진입니다:)
      이 글을 보며 온라인 수업 기간동안 학생들의 과제에 피드백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아서 스스로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질문을 하는 학생과는 소통하였지만 저 혼자 모든 학생에게 피드백을 주는 것은 조금 버거운 느낌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ㅎㅎ 이 때 다른 교사와 협업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대신, 저는 온라인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을 설문조사 형식으로 받아서 수업의 내용이나 방식을 학생들의 요구에 맞게 변화시키기도 했는데, 학생들이 잘 참여해주어서 비대면이지만 조금의 소통이 이루어진 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이런 포스팅을 진작 알았다면 더욱 풍성한 온라인 수업을 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네요. 다음에 또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기회가 생긴다면 TELD에서 선생님들이 제시하시는 다양한 원리들을 적용해서 좋은 수업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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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반가워요!! 계속 학생들의 반응과 요구를 살피면서 교육을 하면 좋겠네요. 건강하게 잘 지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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