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pril 13, 2016

2016 AERA 학회

지난 4월 7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워싱톤 D.C.에서 개최된 AERA 학회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학회에서는 싱가포르에 있는 Imelda S. Caleon 박사와 캐나다에 있는 Yuen S. M. Tan 교수와 함께 "Resolving an integrative conundrum: The beliefs and practices of beginning and experienced physics teachers"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물리교사의 학습에 대한 신념과 교수에 대한 신념 사이의 차이와 신념과 실제 수업 간의 차이를 질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초보교사일수록 신념 간의 차이나 신념과 수행 간의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경험이 많은 교사일수록 구성주의적 신념을 가지고 그 신념에 따라 수업을 하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번 학회에서는 학회장 밖의 박물관과 전시관을 몇 군데 방문했는데 특히 Makerspace에서 학생들이 만들기와 같은 여러 활동을 통해서 STEAM에 관한 비형식교육을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개별적으로 혹은 집단으로 자원봉사자의 안내를 받아서 학생들이 흥미로운 활동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디자인하고 그것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자원봉사자들이 도와주었습니다. 보여주기식 전시가 아니라 체험을 통해서 융합지식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해 보였습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번 학회에서 눈여겨 볼 만한 내용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지금까지 협력의 목적이 여러 의견을 수렴해서 하나의 그룹 해결안을 만드는 것과 달리 각자가 자신의 목표를 추구하는 데 그 과정에서 서로 서로 배우고 결과적으로 그룹 프로젝트에 기여한다는 의미에서 Divergent Collaboration이라는 개념이 소개되었습니다. 개인 활동과 그룹 활동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것 같습니다. Mike Tissenbaum 박사가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만들기 활동에서 이 개념을 적용하였습니다.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은 http://miketissenbaum.com을 방문해 보기 바랍니다.

2. 협력학습에 대한 또 다른 흥미로운 연구는 협력을 언어정보 이외의 다양한 정보(예: 제스처, 자세, 시선)를 이용하여 분석하는 것입니다. 여러 명의 학생이 하나의 테이블에서 만들기 활동을 할 때 자신의 것만 할 수도 있고 다른 학생과 같이 할 수도 있는데 이런 과정을 비디오로 촬영해서 분석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협력의 장점에 대한 개념(conceptions of cognitive benefits)을 사전사후 검사에서 측정해서 비교하고 그룹 안에서 학습자들 간에 공유된 협력의 개념이 증진되는지를 조사하는 연구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연구방법은 협력의 과정과 결과를 평가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협력학습의 역량이 협력학습을 반복해서 실시한다고 증진되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가 있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교사의 의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협력학습에 대한 스키마(예: 성공적인 협력이란? 협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를 형성시켜 주는 것도 좋은 교수지원이 될 것입니다.

3. 작년과 마찬가지로 Makerspace에 관심이 높았습니다. 이 분야의 많은 연구자들이 Learning Sciences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연구맥락도 학교교육이 아니라 도서관이나 박물관 같은 비형식 교육이나 방과후 교실에서 이루어졌습니다. Cybermural Digital Art Making 활동은 과학과 예술을 통합해서 Art Rich Science Inquiry를 목표로 합니다. 학생들이 디지털 작품을 협력적으로 만들어서 공동의 사이버벽화에 공유하고 상호작용적인 영상을 통해서 전시를 합니다. 학생의 움직임에 따라서 전시물의 형태가 달라지는데 움직임이 학생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합니다. Constructionism, 체화된 학습, 학습 공동체 등의 개념이 포함된 것 같습니다.

4. Wearable Device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스마트워치와 같은 Wearable Device가 학생에 대한 정보(예: 심박동수)를 수집하여 분석하면 수업에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을 합니다. 이는 연구자의 관점에서 스마트워치를 교육에 어떻게 활용할지를 바라보는 것인데요. 이번 학회에서 흥미로웠던 연구 중의 하나는 교사의 관점에서 교사가 필요로 하는 방식으로 스마트워치를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스마트 워치를 크게 Active notification, Orchestration of inquiry, Capturing important moments를 위해서 사용하였는데, 모두 교사의 필요를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예컨대, 교사가 수업을 하다가 인상적인 장면이 있으면 스마트워치로 손쉽게 사진을 찍는 것입니다.

5. 이번 학기에 고차적 사고를 위한 학습환경 설계 시간에서 몇몇 선생님이 생산적 실패를 비구조화된 문제상황에 적용하면 어떻게 되는지 질문을 하였는데, AERA학회에서도 동일한 연구질문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Fixing Short Circuits and Faulty Code: Learning From Productive Failure With Electronic Textiles"라는 발표에서 생산적 실패를 디자인 활동에 적용했을 때 consolidation 단계에서 수학처럼 canonical solution을 제공하는 것이 어려울 경우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탐색하였습니다. 디자인 활동은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학과 활동의 성격이 다릅니다. 이 연구에서는 학생들이 디자인한 결과물에서 오류를 찾고 수정하는 Debugging 활동을 실패로부터 배우는 기회로 제안하였습니다. 그리고 반복해서 디자인을 하는 것은 디자인 과정의 일부이기 때문에 디자인이 실패해야만 수정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이 경우 실패라는 용어 대신에 다른 용어를 사용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6. MOOC과 관련된 연구 중의 하나는 사람들이 MOOC으로 학습할 때 어떤 어려움을 겪고 그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조사하였습니다. 지난 2월에 졸업한 서승일 선생님의 논문주제와도 유사한 내용입니다. MOOC의 어려움으로 시간과 지적인 어려움이 범주화 되었고 극복 방법으로는 Workstation, 더 넓은 온라인 환경(예: 위키피디아), 더 넓은 생활 맥락(예: 친구, 부모님)에서 도움을 구하는 것이 제시되었습니다. 그리고 MOOC과 면대면 학습환경을 서로 연결하려는 노력도 볼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 콘텐츠와 교사의 역할을 서로 비교하면서 교사가 온라인 시스템보다 더 유리한 점에 대한 분석도 있었습니다. 발표를 들으면서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교사가 더 잘하는 영역이 점점 줄어들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7. Self-regulated learning analytics에 대한 포스터 발표가 있었습니다. 10여개의 포스터를 보면서 몇 가지 공통되는 연구의 경향성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1) 온라인 학습에서 학습자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이를 어떻게 극복하는가? (2) SRL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어떻게 변화하는가? (3) 학습자의 특성(예: 남자 vs. 여자, 고성취자 vs. 저성취자)에 따라서 SRL에 차이가 있는가? (4) 교수자의 처치(예: mastery-oriented shared regulation)에 따라서 SRL이 향상되는가? (5) SRL을 다양한 데이터로부터 수집해서 통합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들이 SRL에 관한 학습분석 연구에서 많이 나타났습니다. 학습분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이런 질문들을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에 적용해 보기 바랍니다.

8. 고등교육 분야에서 학습분석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심포지엄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고등교육 맥락에서는 중도탈락율을 낮추고 코스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학생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 학습분석의 주요한 목표입니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고등교육의 질을 높여서 사회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 주요한 이슈인 것 같습니다. 학습분석이 필요한 맥락이 서로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Human centered learning analytics라는 개념이 소개되었는데 흥미로웠습니다. 학생과 교사에게 무슨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받아 보기를 원하는지에 중심을 두고 학습분석을 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학습분석 결과가 교육분야에서 유용하게 사용되지 못하는 이유가 연구자들이 사용자의 요구를 잘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예컨대, 교사들은 학습분석 결과를 학생에게 보여줌으로써 학생의 동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에 많은 우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9. 학습분석과 관련해서 Big data뿐만 아니라 Small data가 중요하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많은 학생의 로그 데이터를 분석하여 계량적인 결과를 얻는 것만큼이나 그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질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작년에 Kafai 교수님이 서울대에 방문해서 Deep data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한 것과도 일맥상통합니다. 교육분야에서는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주요한 이슈입니다. 참고로, 교육연구에서 사용될 수 있는 자료의 종류에는 traditional, interactive, sensor, exogenous data가 있습니다.   
      
10. 마지막으로 학회 밖에서 미국 Texas Tech University에 있는 천종필 교수님과 신성원 박사님을 비롯해서 여러 교수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했어요. 미국에서는 일반대학에서 온라인 교육을 강화하는 추세이고 이 때문에 교육공학에 대한 수요가 많이 있다고 합니다. 천교수님은 대학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교육의 질 관리가 지금 중요한 이슈라고 하네요. 원격교육에 대한 요구가 사회적으로 더 증가할 것이라는 데 공감했습니다. 그리고 싱가포르 NIE에 있는 David Hung 교수님과 여러 연구자들을 만났어요. NIE와 Hongkong Institute of Education에서 저녁에 reception을 해서 방문을 하였습니다. 비공식적으로 Hung 교수님은 우리 연구실에 박사 졸업생이 있으면 NIE 연구소에서 포닥으로 받아들일 생각이 있다고 하시네요. 약속을 한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신호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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