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식사와 디저트를 먹으면서 담소를 나누다가 Hung 교수님이 허선영 선생님에게 "What theory are you making?" 이라는 질문을 했는데... 모임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이 질문이 계속 생각이 났어요. 지도학생들에게 어떤 연구주제에 관심이 있느냐고 질문을 하면 어떤 테크놀로지(Web2.0, 스마트기기, 가상현실 등), 활동(자기조절학습, 협력학습, 문제해결 등), 교수학습 모형(PBL, GBS, 플립러닝 등)에 관심이 있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어떤 이론에 관심이 있다고 답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요. 그런데 이 질문은 연구자의 정체성을 알아보는 데 매우 좋은 질문입니다. 자신이 공부하는 이론에 따라서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연구의 주제와 가정, 연구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논문심사에 들어가 보면 교수님이 어떤 이론에 기반하고 있는지에 따라서 동일한 연구도 그 가치가 서로 다르게 평가되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연구자들은 자신이 기반하고 있는 이론에 따라서 서로 다른 연구주제와 연구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아요. 예컨대, 정보처리이론에 관심이 있는 연구자는 어떻게 하면 교수자가 학습자에게 인지부하를 줄이면서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까에 관심을 가지고, 구성주의에 기반한 연구자는 어떻게 하면 학습자가 지식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테크놀로지를 인지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까를 연구할 것입니다. 또한, 활동이론에 관심이 있는 연구자는 활동체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충관계를 감소시키기 위해서 교수학습 활동과 교실의 문화를 바꾸는 데 관심을 가지겠죠. 그런데 문제는 연구자가 기반하고 있는 이론과 연구주제 혹은 방법 간의 불일치가 일어나거나 그러한 불일치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예컨대, 학습자 중심의 활동을 정보치리이론에 기반하여 설계하는 경우 학습자의 역할과 참여가 매우 축소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자는 지속적으로 자신이 어떤 이론, 가정 위에 서있는지를 생각하면서 연구를 수행해야 합니다.
만약 어떤 이론을 만들고 있는지 혹은 어떤 이론에 관심이 있는지라는 질문을 들었을 때 어떤 대답을 할 것인지 각자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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