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3일부터 17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AERA에 이현경, 박유진 선생님과 함께 참석을 했습니다. AERA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교육학회 중의 하나라는 점에서 최근 교육연구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되었습니다.
이번 AERA 학술대회를 참석하면서 우리 연구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연구와 관련해서 몇 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는데, 그 내용을 아래에 정리해 보겠습니다.
1. 학습자 중심의 수업
(1) 디지털 교과서 기반의 활동 중심 수업: 교사가 효과적으로, 재미있게 자신의 수업이나 평가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를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MIT의 Teaching Systems Lab (https://tsl.mit.edu)에서는 카드놀이를 응용하여 교사를 대상으로 평가방법을 교육하는 Playful Assessment 관련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비슷하게, 영국의 UCL에서는 Learning Designer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교사의 교수설계 활동을 돕고 있습니다.
(2) 실제적인 맥락과 STEAM 교육: 실제적인 맥락에서 수집된 센서 데이터를 이용한 탐구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데이터 리터러시와 비판적 사고를 길러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피츠버그 대학교의 조병영 교수님이 읽기 연구에서 Epistemic process라는 모형을 개발하였는데, 학생들이 센서 데이터를 해석하고 질문을 만드는 과정에 적용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질문을 만드는 것과 센서 데이터를 보고 질문을 만들어 내는 것 사이에 유사점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2. 컴퓨터 기반 협력학습
(1) 비디오를 이용한 협력학습: 비디오 클럽에 대한 세션에 참석을 했는데 비디오를 모델링 도구로 활용하거나 Peer Review에 활용하면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싱가포르의 Tan 박사가 개발한 CoVAA(협력적 비디오 주석 도구)가 업데이트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향후 이 도구를 이용해서 교사 교육(classroom management)이나 언어(중국어나 영어) 교육에서 비디오 기반의 협력학습을 실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적응적 협력학습 지원: 적응적으로 협력학습을 지원하는 연구를 작년에 실시하였는데 학생을 위한 지원(피드백, 스캐폴딩)을 언제 제공하고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메타분석을 한 연구에서도 스캐폴딩을 추가하거나 줄여나가는 것이 지속적으로 동일한 스캐폴딩을 제공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3. 맞춤형 학습과 학습분석
(1) 학습분석의 활용: 학습분석과 관련하여 교사와 학생이 어떤 정보를 원하는지, 정보를 제공받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등을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항상 학습에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교사와 학생의 필요를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Data-informed(not driven) decision을 위해 학습분석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경우(예: 감정 데이터 분석)에는 저 데이터가 교사나 학생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2) 데이터 시각화: 학습분석 연구에서는 많은 경우 대시보드를 사용하여 교사나 학생들에게 피드백과 정보를 제공합니다. 연구목적으로 데이터를 시각화 하는 경우(예: 시간에 따른 메시지 유형의 변화, 시간에 따른 참여 빈도의 변화)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시각화 결과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학생들이 시각화된 정보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고, 그 결과 어떤 행동을 할지 조사하고 Gist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시각화 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Fuzzy Trace Theory).
4. 디지털 역량과 어포던스
(1) 디지털 역량 교육: 디지털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디지털 역량을 진단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번 학회에서는 Making 활동을 평가하는 것에 대한 세션이 있었습니다.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여 Making을 한다는 점에서 디지털 역량 교육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는데, 포트폴리오를 이용한 reflective assessment가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산출물뿐만 아니라 coding을 하는 과정이나 debugging하는 과정에 대한 평가도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2) 스마트 기기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 e-book에 대한 연구 세션에 들어갔는데, 학생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e-book이 부모가 아이와 함께 글을 읽어 주는 것보다는 효과가 적지만 아이가 혼자서 책을 읽는 것보다는 이해력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 세션에서는 학생이 어떻게 e-book과 상호작용을 하는지를 screen recording과 비디오 촬영을 통해 정밀하게 분석한 연구들이 많았습니다. 스마트 기기에 교육용 앱들이 많이 있는데 이 앱들이 학생들의 어떤 행동을 유발하는지 혹은 방해하는지, 학생의 개인차에 따라 앱 사용 패턴이 어떻게 다른지를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 주제는 우리 연구실에서 현재 하고 있거나 앞으로 할 연구들이라는 점에서 자신이 어떤 연구에 관심이 있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