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anuary 18, 2022

아기 엄마로 학위논문 작성하기



안녕하세요, 석사 졸업 예정인 최서연이라고 합니다2019년 처음 석사 과정을 시작하여 벌써 졸업을 앞두는 글을 쓰는 것이 기분이 이상하네요^^; 저는 2019년도에는 전일제 대학원생으로 프로젝트나 코스웍 등 대학원에 몰두하면서 지내다가 2020년도부터는 개인 사정으로 인해 교사로 복직하게 되었습니다. 2020년도 8월에 아기를 낳게 되어 현재 17개월 여자아이와 함께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구요.

 

학위 중간에 엄마나 아빠가 되시거나, 이미 아이를 키우는 상태에서 대학원에 도전하고 학위논문 작성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분들이 계실 수도 있어 제가 겪은 경험들을 토대로 그분들을 위하여 도움을 드리는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1. 임신을 하게 되셨다면

   먼저 선생님께서 임신을 하게 되셨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입니다. 특히 초기 임신때에는 15주차까지 상당히 위험할 수 있으므로 학업 중에 있더라도 가장 우선적으로 선생님의 몸과 아기를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초기 임신 때에는 몸의 피로도가 평상시의 10배정도 오르는 느낌을 받았는데, 평소 밖에 나가서 나들이를 좋아하는 제가 나간지 10분만에 모든 에너지를 소진한 느낌을 받아 다시 돌아온 적이 몇 번 있습니다. 그만큼 초기 임산부는 아기의 초기 성장을 위해 몸의 에너지를 집중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그 기간 만큼은 많이 누워계시고, 가능하면 멀리 이동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후기가 될수록 몸이 무거워져 15kg정도의 모래주머니를 배에 달고다니는 느낌이라고 하죠. 양수 무게까지 해서 실제로 막달로 갈수록 많이 힘들어집니다. 그리고 임신 기간동안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조심해주세요. 엄마의 정서를 아이가 그대로 갖게 된다고 합니다. 만약 대학원 과정이 힘들다면, 잠시 스탑하시고 다시 학위를 시작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주변에서도 임신한 선생님들의 어려움을 이해해주시고 많이 도와주세요:) 

 

 

2. 출산 직후에는 몸의 회복과 아기 케어에 집중하기

   저는 임신 6개월 이후부터는 대학원을 휴학하고 아기가 돌이 될 때까지 제 몸과 아기 케어에 집중했습니다. 아기를 낳고 난 후에는 아기가 양육자를 정말 24시간 필요로 합니다. 그 시기에 아기의 요구를 들어주고 사랑해주고 키워주는 것이 애착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초기 애착을 잘 형성해두면 평생 편하다고 할 정도로 애착 형성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3. 헬육아

   아기가 태어나면서 100일까지는 헬육아라고 할 정도로 육아의 난이도가 높습니다. 부모의 눈은 퀭해지고 밤과 낮이 따로 없이 잠이 부족하게 됩니다. 아기는 16~18시간 정도 잠을 잡니다. 하지만 오해하지 마세요. 18시간을 끊어 자니까요^^;; 2~3시간마다 한 번씩 깨서 울면 달래고 수유를 하게 됩니다. 모유 수유를 선택하시면 수유가 끝나는 동안은 외출도 어렵습니다. 그리고 수유를 하고 나면 약 30분에서 길면 1시간 가량 등을 두들겨주며 트림을 시켜줘야 합니다. 이 과정을 하루에 7번에서 8번정도 반복하다 보면 하루가 다 지나가게 됩니다.

 

 

4. 육아의 안정기와 누군가의 도움

   이제 아기가 6개월 이상 크면 아기도 통잠이라는 것을 자고, 엄마의 몸도 어느정도 회복이 되어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 엄마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기가 됩니다. 이때부터 학위논문을 작성하고자 하는 분이 계시다면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양가 어머니들이 시간이 여유로운 편이었고, 무엇보다 제가 1년 후 복직하면서 남편이 1년간 육아휴직을 내어 아기를 전담해서 봐주었기 때문에 논문을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안정적인 애착을 가진 양육자가 한 명 더 있다면 충분히 학위를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은 아이가 두돌정도 지나 어린이집에 가는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에 논문을 바짝 쓰고 아이를 데리고 오는 방식으로 논문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5. 집 밖의 공간에서 논문 작성하기

   저는 논문 작성 기간 동안 학교가 끝나면 바로 집으로 오지 않고 집 앞 도서관에 가서 논문을 작성했습니다. 집에 오면 일단 아이와 하루종일 놀아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열심히 놀아주게 되고, 또 저녁 준비도 함께 하게 됩니다. 같이 저녁을 먹고 또 치우고 아이를 재우면 9시에서 늦으면 10시인데 이 시간이 되면 모든 힘을 다 소진하여 논문에 집중하기가 상당히 힘듭니다. 아이가 있는 동안에는 절대 쓸 수 없는게, 논문을 쓰는 엄마 옆에 와서 본인을 안아달라고 우는 아기를 보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집에 오기 전 2시간에서 3시간씩을 매일 일정하게 투자하여서 제 일과를 끝낸 후, 집에 가서 육아에 전념하는 전략으로 논문을 작성하였던 것 같습니다. 주말에는 4~5시간씩 가서 작성하고 또 집에 오면 아이와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귀염뽀짝한 뒷모습..ㅎㅎ)


   지금까지 아기 엄마로 학위논문 작성하기라는 주제로 글을 남겨보았는데요, 혹시라도 아이가 있는 상태로 대학원에 진학하시거나, 아이를 갖게 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기가 태어난 후 잠깐 휴학을 하고, 누군가 육아를 도와줄 사람이 있다면 전혀 못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저도 해냈으니까요, 충분히 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2년간 교육공학 공부를 하며 교수님과 많은 선배, 동기, 후배님들께 정말 큰 도움을 받았는데, 그 중에서도 내 영원한 동기들 윤희, 민영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이번 년도에 같이 논문 제출까지 함께한 수원, 혜은, 명신, 한솔, 세호쌤에게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논문의 시작부터 끝까지 작은 교수님처럼 도와주신 이현경 선생님, 연구관련 고민이 있을 때마다 많이 여쭤봤던 진희쌤에게도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종종 제 고민을 들어주시고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셨던 예진쌤, 졸업하시고도 논문 도와주신 선영쌤 모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많이 부족했지만 끝까지 논문을 도와주시고 육아하는 상황을 많이 이해해주신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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